먼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철학적인 관심에 있어서, 소크라테스가 올바른 행위[덕(virtue)]와 참다운 지식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확신 아래 지적인 탐구와 도덕을 나란히 강조했듯이, 플라톤에 있어서도 그의 철학이 도덕 및 종교와 혼연일체가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플라톤의 철학이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기초 위에 세워져 있음을 알겠다. 따라서 우리는 ꡐ플라톤이야말로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확장시켜 체계화한 최초의 사람이요, 그 완성자ꡐ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을 플라톤 되게 한 이가 바로 소크라테스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플라톤이 얼마나 소크라테스를 앙모했는가를,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것을 특히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한 그의 고백에서도 역연히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플라톤을 이해하는 길은 그가 남긴 36권의 대화편과 13통의 서간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고(플라톤을 비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서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의 후기의 몇 편을 제외한 모든 작품 가운데에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주도적 인물로 등장하는 식으로 문헌 속에 서로 얽혀 있다.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입을 통해서 말한 것 중에서, 어디까지가 역사적인 소크라테스의 말이며, 어디까지가 플라톤의 문학적, 철학적 천재에 의해서 보태진 것인가 하는 것은, 오늘날 확신을 가지고 단정할 도리가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학자들간의 이론(異論)이 많기 때문에 이것에 관해서 약간의 해명이 요구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한 그럴 듯한 하나의 가정은 플라톤의 초기의 대화편들은 그 대체적인 내용이 주로 소크라테스적이지만 후기의 대화편들은 플라톤 자신의 성숙한 사상을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다.
또 여태까지의 철학자들의 저술들은 다만 단편적으로 전해올 뿐이지만, 플라톤의 저작은 온전히 남아 있다. 다만 이 경우에, 플라톤의 저작으로서 전해진 것들 중 위작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는가 하는 문제가 있고, 또 플라톤의 저작들의 연대순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것들을 연대순으로 배열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 문제들은 거의 완결된 것으로 낙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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