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체(生活體)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생기는 주관적 동요.
전에는 심리학에서 감각과 감정을 구별하지 않았으나, J.워드와 W.분트는 감각은 객관적이며,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라 구별하였다. 감정은 인식작용이나 충동의지와 다른 것이지만 엄밀히 구분할 수는 없다. 감정과 의지가 하나가 된 정의(情意)를 독일어에서는 ‘Gemt(心情)’라 하고, 감정과 지각(知覺)이 합쳐진 상모적 지각(相貌的知覺)이라는 현상도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엄밀한 의미에서 지(知) ·정(情) ·의(意)로 의식(意識)을 구분하는 견해는 부정되고 있다.
2.1. 감정의 발생원인 ; 감정의 발생원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 생리적·신체적 원인:어떤 감정은 신체에서 그 원인이 수반된다. 가령, 몸을 의지할 곳이 갑자기 없어지면 공포심이 일어나고, 몸을 짓눌러 자유를 빼앗기면 노여움이 일며, 몸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면 쾌감이 생기고, 겨드랑이나 발바닥을 간지르면 웃음이 나오며, 몸을 세게 치면 고통의 감정이 발생한다. W.제임스와 C.랑게는 감정을 신체적 변화의 느낌이라 보고, 유명한 ‘제임스 랑게설(說)’을 주장하였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픈 것이고, 무서워서 떠는 것이 아니라 떠니까 무서워지며, 우스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우스워진다는 학설이다. 이 설에도 일면의 진리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② 심리적 원인:감정은 요구수준과의 관계로 생긴다. 즉, 성적이 요구수준에 도달하면 성공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감이 생긴다. 이는 쾌 ·불쾌, 행복감과 불행감이 주된 감정이다. 또 성적이 요구수준에 도달할 듯하면서 잘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초조해지고 노여운 감정을 경험한다. 요구수준과 성적이 동떨어져 있으면 놀람 ·이상함 등의 감정이 생긴다.
③ 사회적 원인:그러나 타인과의 관계로 요구수준과 성적의 문제가 얽히게 되면 여러 가지 감정이 발생한다. 승리와 패배의 감정, 당해 낼 수 없는 상대를 대할 때의 열등감과 이와 반대 경우의 우월감이 존재한다. 또 자존심이 상했을 때의 노여움, 사람끼리의 호불호(好不好), 애증도 생긴다.
④ 문화적 원인:가장 고상한 가치감정인 정조(情操)는 문화적 원인으로 생긴다. 도덕적 정조로는 정의감 ·결벽감이 있으며, 그것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의 분노도 있다. 예술적 정조로는 황금분할, 부여 정림사지오층석탑 등의 반복미, 시메트리(symmetry)와 아시메트리(asymmetry)의 느낌, 밸런스, 프러포션 등의 감정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문화의 형(型)에 의한 것이지 보편타당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과학적 정조로서는 진리에 대한 놀람과 신비감이 있으며, 정당할 때에는 기분이 좋지만 허위에 대해서는 불쾌감이 생긴다. 종교적 정조로는 신성한 느낌, 외경의 감정, 의거(依據)와 안심감, 불교적인 무상감(無常感), 감사의 감정, 신비감 등이 있다.
2.2. 감정의 종류; 감정은 여러 입장에서 분류할 수 있다.
① 희로애락(喜怒哀樂)처럼 격렬하고 강하지만 폭발적으로 표현되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감정을 '정서(情緖)' 또는 '정동(情動)'이라고 한다. 타오르는 듯한 애정, 강렬한 증오 등도 이에 속한다. 이에 비해서 약하기는 하지만 표현이 억제되어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감정을 '정취(情趣)'라고 한다. 공포는 정서이며, 걱정과 불안은 정취이다. 격노(激怒)는 정서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불유쾌한 생각은 정취이다. 홍소(哄笑)는 정서이고 미소는 정취이다. 그 밖에도 유머·분함·행복·비애·외경(畏敬) 등과 같이 가치의식이 가해진 안정적이고 영속적인 감정이 있는데, 이를 '정조(情操)'라 한다. 이는 가치감정이기 때문에, 그 가치에 따라 도덕적·종교적·예술적·과학적 정조로 나눌 수 있다.
② W.분트는 쾌(快)·불쾌, 흥분·침정(沈靜), 긴장·이완 등 감정의 3방향설을 주장하였고, P.자네도 기쁨과 슬픔, 노력과 피로, 들뜸과 허무감의 3방향을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서 J.로이스는 쾌·불쾌와 안정·불안의 2방향설을 내세웠다.
③ M.B.브리지스는 갓 태어난 아기의 정서는 처음에는 단순한 흥분에서 출발하여 생후 3개월경에 쾌·불쾌·흥분으로 분화하고, 4개월경에 불쾌는 노여움·혐오·두려움으로 분화하였다가, 1년 만에 질투가 분화해 나오는데, 이처럼 미분화(未分化)의 흥분은 점차 섬세한 감정으로 분화한다고 주장하였다.
④ S.프로이트는 사디즘이나 마조히즘 등의 이상심리에서, 사랑과 미움, 복종과 반항, 쾌와 고(苦) 등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을 양향성(兩向性:ambivalence)이라고 하였다. 양향성은 복잡한 감정의 심리적 일면을 잘 꿰뚫고 있다.
⑤ W.분트는 개개의 특수적 감정과 의식에 뚜렷이 떠오르지 않는 자아상태의 감정을 구별하여, 후자를 일반감정이라고 하였다. W.슈테른은 개개의 공포와 일반적인 불안을 구별하였으며, M.하이데거는 전자를 존재적(存在的:ontisch), 후자를 존재론적(存在論的:ontologisch)이라고 하였다.
'인문학, Humanit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카르트의 자아관 - 자아의 발견과 그 의미 (0) | 2016.11.07 |
---|---|
데카르트의 자아관 - 의식활동성으로서의 자아의 발견 (0) | 2016.11.07 |
데카르트의 자아관(Descartes's Theory of The Self) (0) | 2016.11.07 |
기억 [記憶, memory] (0) | 2016.11.07 |
자아의 기원 (0) | 2016.11.07 |
삶의 궁극적인 문제 -자아의 정체성(『소유냐 존재냐』의 간단한 요약) (0) | 2016.11.06 |
자아의 문제-내 영혼을 살찌우기 위한 "나"에 대한 기독교적 단상 (0) | 2016.11.06 |
"자아"에 대한 모든 것 (0) | 2016.11.06 |
댓글